가수 김사랑, 12년의 세월이 무색한 그의 노래들.
난생 처음으로 가수 김사랑의 공연에 갔다.
사실 그 전에도 가지 않으려 했던 것은 아니다.
많지도 않은 공연 소식이 가끔 들릴 때마다 가야지, 가야지 예매까지 해놓고
무슨 일인가 생겨서 못 간다든가 하다가
어느 날부터 나는 김사랑의 노래와 멀어졌다.
나는 그가 1999년 데뷔했을 때부터 팬이었다.
1999년이라니, 데뷔 해부터 참 기가 막히지 않은가.
당시 나는 1999년의 분위기에 심취한 고등학생이었고,
그는 1999년과 참 잘 어울리는 또는 그 자체인 뮤지션이었다.
그가 가장 그의 재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 1집이라고 생각한다.
천재적인 것보다 더욱 천재적인 이 음반은 지금 들어도 마치 어제 만든 듯 풋풋하다.
공연에서 들은 김사랑의 목소리는 1집에 녹음된 그것과 달랐다.
당연하겠지만, 12년의 세월 동안 그의 목소리는 이전과 조금 달라져있었다.
그러나 더욱 매끄럽고 안정적으로 변한 목소리는
그가 노래를 더욱 잘 부르게 됐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생각보다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외모에 놀랐다.
금발은 그에게 너무 잘 어울렸고, 김사랑이 여전히 금발머리로 지내고 있어서 좋았다.
실물 김사랑과의 첫 만남은 나를 다시 1999년 당시 만 16세였던 소녀로 돌려놓았다.
애초부터 외모가 아니라 노래를 좋아했던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것은 다소 틀린 생각이었다.
그의 분위기는 음악과 같은 느낌을 냈다.
김사랑을 보고 있노라면 흡사 그 노래를 듣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완전했다.
하나씩 나오는 앨범들을 모두 구입해 들으면서 이게 아닌데, 아닌데…
1집 때의 모습을 어디로 간 것일까 반문했다.
그는 더 이상 나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의 음악은 지나치게 평범해져 버린 것만 같았다.
이전의 공연이 어땠는지 모르지만, 이번 공연에서 그는 1집 노래들을 많이 불렀다.
다른 목소리와 다른 느낌으로 ‘그’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도 그것은 여전히 ‘그’ 노래였다.
김사랑이 자신이 만든 노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나 같은 사람들이 우러르고 떠받드는 것처럼 대단케 생각하지는 않을 테지.
공연이 끝난 후, 모든 노래가 김사랑 자체이며
단지 보여지는 각도가 다를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년 전이나, 1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나를 매료시켰다.
한 번은 그렇다 쳐도 두 번째는 치명적이다.
아마도 나는 단순히 천재라 불리기에 아까운 이 가수에게 12년 후에도 반하겠지.
이번 공연에서, 그는 참 노래를 천연덕스러울 정도로 쉽게 부르더라.
나는 지극히 진부한 단어로 이것을 표현하겠다.
감동이라고.
내 생애 노래부르는 사람이 줄 수 있는 맥시멈의 감동을 받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 이상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은 김사랑 뿐일거야.


